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주, 브라티슬라바
Bratislava, Bratislava Region, Slovakia
Bratislava, Trnavský kraj, Slovensko
2022-07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는 수도로서 특이한 점이 있다. 수도인데도 불구하고 도시의 위치가 슬로바키아의 서쪽 끝에 치우쳐, 오스트리아와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비엔나)도 오스트리아의 동쪽에 위치한 편이기 때문에, 두 국가의 수도 간의 거리는 차량으로 1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군사적으로 이런 수도 배치를 두고 '종심(depth)이 짧다'라고 하는데, 보통 적대적인 나라끼리는 이렇게 수도를 상대국 국경 옆에 두지 않으려고 한다. 수도를 천도하든지(예: 세종시), 상대국을 침공하든지(예: 모스크바) 해서 어떻게든 종심을 길게 확보하려 하는 것이 모든 국가의 본능이다. 그러니 브라티슬라바의 경우는 상당히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현재로서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두 나라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0에 가까우므로 큰 의미는 없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세계일주 첫번째 도시인 비엔나의 다음 도시는 브라티슬라바가 되었다. 플릭스버스(Flixbus)를 타고 1시간 25분에 걸쳐 이동했다. 요금은 6유로에 불과했다. 시간이 1시간보다 더 걸린 이유는 중간에 빈 국제공항을 경유했기 때문이다. 두 나라 모두 솅겐 조약의 가입국이기 때문에 국경에서 별다른 절차는 없었다.

 

이전 도시: 빈(비엔나, Vienna)

 

빈(Vienna) - #2. 비엔나 뚜벅이 여행 이모저모

오스트리아, 빈(비엔나) Vienna, Austria Wien, Österreich 2022-07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오스트리아의 수도이자, 과거 유럽을 양분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였던 빈(비엔나)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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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티슬라바의 플릭스버스 터미널은 도나우 강을 건너는 다리(Most SNP)의 북단에 위치한다. 도보로 쉽게 시내로 진입할 수 있다.

 

저 위로 브라티슬라바 성이 보인다.
브라티슬라바 올드 타운을 지나는 트램
트램이 구시가지 한가운데를 지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실 브라티슬라바에서 해야 할 일은, 인접 도시에 가서 축구(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를 보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 전에 기차표를 구하고 간단히 도시를 둘러보기로 했다.

슬로바키아 대통령궁
군 전역 직후여서 그런지 경계근무를 서는 의장대가 눈에 띄었다
축구 경기가 열리는 인접 도시로 가는 기차표를 사러 일단 기차역에 갔다
기차로 한시간 정도 거리인데 2.35유로밖에 되지 않는다. 창구의 직원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동유럽에 진입했음을 실감했다. / 결과적으로 이 기차표는 쓰지 못했다.
동유럽 사회주의풍의 모자이크가 장식된 브라티슬라바 중앙역 내부
WIEN(오스트리아), BRNO(체코)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사실 체코와는 최근까지 '체코슬로바키아'라는 이름의 한 나라였다.

 

기차표를 구한 뒤 언덕 위에 위치한 슬로반(Slovan)이라는 소련군의 2차대전 도시 해방을 기념하는 공원에 다녀왔다. 러시아애들은 이런 걸 남기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언덕 위에 위치한 러시아군 추모 공원 슬로반(Slovan)의 모습
건물 내부에는 헌화와 1945가 적힌 비석이 있다
건물의 천장에는 소련을 상징하는 붉은 별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건물 외벽에는 슬로바키아의 주요 도시가 해방된 날짜가 양각으로 적혀있다(브라티슬라바: 1945년 4월 6일)
소련군 묘지. 저 멀리 브라티슬라바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최근에도 추모를 위해 다녀가는 사람이 있나보다
러시아식 십자가가 눈에 띈다
높은 건물이 많지는 않은 브라티슬라바 시내

 

다시 시내로 내려왔다. 축구를 보러 가야 했다.

브라티슬라바 올드 타운

 

광장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고발하는 홍보물이 가득했다
맨홀 아저씨. 구글맵에 나름 유명하게 나오길래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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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브라티슬라바 방문의 제1목적은 도시 구경보다 축구를 보는 것이었다. 위 링크는 브라티슬라바 시내 한복판에서 북아일랜드 서포터즈를 만나 그들과 함께 경기장에 다녀온 이야기이다.

 

축구를 보고 오니 늦은 밤이었고, 다음날 바로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로 떠날 준비를 했다.

다시 브라티슬라바 중앙역에 와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다. 15.3유로.
기차여행에는 낭만이 있다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의 국경을 이루는 하천 위에서
헝가리 쪽 철도 공사 문제로 Szob역에서 하차당했다. 이후 기차 대체편으로 제공되는 버스로 갈아타게 되었다.
국경지대의 한적한 이 헝가리 시골역은 뜻밖에도 많은 손님을 받게 되었다.

 

다음 도시: 헝가리 부다페스트(Budap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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