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곳 원주민인 우로(Uro) 족이 콜럼버스 이전 시기부터 다른 부족의 공격을 피해 도망쳐서 이곳에 갈대로 인공 섬을 만들었다. 우로 족은 페루인들보다 피부가 검다.
2. 페루의 티티카카 호수 연안 도시 푸노(Puno)에서 투어를 통해 이곳에 올 수 있다. 우로스 섬만 가는 투어도 있지만, 나는 우로스 섬에 들른 후 아만타니 섬(Amantani Island)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타킬레 섬(Taqulie Island)를 여행한 후 다시 푸노로 돌아오는 투어를 선택했다. 투어 가격은 190 페루 솔(Sol)이었고 한화로는 6~7만원 정도였다.
3. 티티카카 호수 자체가 해발 3812m에 위치해서 여행 중 고산병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 대부분 여행자들은 푸노에 오기 전 쿠스코(마추픽추) 또는 볼리비아를 들르기 때문에 이미 적응을 완료한 상태이긴 하다. 그럼에도 이곳은 아무리 급해도 걸어야 하지 절대 달려선 안 되는 곳이다.
1.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는 비싸다. 축구에 미친 아르헨티나의 국민팀이다. 아르헨티나 구단들은 입장권을 소시오(평생회원)에게만 파는데 보카 주니어스는 인기가 넘쳐서 소시오의 수가 경기장 규모를 훨씬 초과한다. 소시오 간에도 예매 경쟁이 심하다. 그렇기에 일개 여행객이 공식적인 루트로 표를 구할 방법은 없다. 암표도 가짜 티켓이 많아서 위험하다. 실제로 여행 전, 보카 홈경기 다녀왔던 사람들의 블로그 후기를 검색했을 때 위조 티켓에 속아서 10만원 이상 날린 사람들의 글이 종종 있었다...(홈경기 직관 후기인줄 알고 읽었는데 갑자기 홈구장 방문기로 끝남) 그렇다 보니 나름 안전한 루트를 찾았고, 결국 소시오에게는 2만원이 정가인 표를 덕지덕지 프리미엄 붙은 16만원이라는 가격에 구했다.
2.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는 좀 위험하다. 보카 지역 자체가 빈민가이자 우범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동양인 혼자 밤길을 거니는 건 그 사람한테 권총강도 페티시가 있는 거라 보면 된다. 그래서인지 보카 지역을 대표하는 보카 주니어스의 홈구장 역시 위험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훌리건이 심해서 사람이 죽은 적이 있다고... 그래서 안전을 위해 사설 여행사의 축구 투어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이다만, 투어에는 별 대단한 게 있는 게 아니다. 단지 입장권을 구해주고 경기장 오갈 때 차로 데려다주고 경기를 같이 봐주는 게 전부이다. 이걸 하려고 했더니 1인 20만원을 넘어가서...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인터넷에서 보카 주니어스 경기를 꼭 보고 싶어 하는 한국인 남자 3명을 더 찾았다. 남자 4명의 토탈 전투력이면 적어도 죽진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카톡방을 만들고 돈 모아 표를 구해서 경기장에 투어 없이 가기로 했다. 넷 모두 인당 16만원이란 가격에 놀랐지만, 다들 돈이 많은 건지 나사가 풀린 건지 흔쾌히 돈을 모아 결제했다. 놀랍게도 이들 4명은 모두, 사전에 아무 논의도 없었음에도 보카 주니어스 유니폼을 어딘가에서 사서 경기 당일 입고 있었다. 축덕들이란... 다행히 유니폼을 입고 있던 덕에 사람들이 좋아해 주었고, 우리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경기장에 갈 때는 다들 탈탈 털려도 될 복장으로 갔다. 귀중품은 두고 갔고, 나는 특히 여행 막바지라 비장한 마음으로 핸드폰 SD카드도 빼고 갔다. 이때 6만원짜리 이과수행 버스표 예매했던 것도 어딘가에 빼 놨었는데 다시 못 찾는 바람에 나중에 터미널에서 멘붕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Estadio Gran Parque Central, Montevideo, Montevideo, Uruguay
2018-02
코파 리베르타도레스(Copa Libertadores; 주: 남아메리카 대륙 최고의 클럽대항전 - 챔스 격 위상) 직관
나시오날(Nacional) 1-0 반피엘드(Banfield)
@Estadio Gran Parque Central (Central Park Stadium, in English)
나시오날은 우루과이 명문팀, 반피엘드는 아르헨티나 중상위권 팀이다.
<예전에 페이스북에 쓴 글 긁어옴>
2011년의 나는 K리그에 온통 빠져있었다. FC서울 서포터로서 주말마다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일상이 삶의 낙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었다. 당시 내 관심사는 공부나 이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FC서울 경기에 다 따라갈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죽여주게 멋진 응원을 할 수 있을 것인지였다. 그때 처음 유튜브로 남미 축구 클럽 서포터들의 응원 영상을 접했다.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의 서포터즈, 인챠다스(Hinchadas)의 화려한 응원 영상이었다. 형형색색의 깃발, 천들과 함께 전 관중이 일어나서 응원을 펼치던 모습을 보며 경악에 가까운 놀라운 감정을 느꼈다. 다른 남미 구단 응원 영상도 찾아보며 그들의 강렬한 문화를 느꼈다. 남미의 불타는 축구장은 당시 응원에 미쳤던 내게 너무나 이상적인 장소였다. 그러고는 언젠가 남미로 꼭 가서 저걸 꼭 두 눈으로 봐야지 하는 꿈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2012년 고2가 될 때 학교 내신 제2외국어 과목으로 마이너했던 스페인어를 골라 책을 외울정도로 공부했고, 2014-1학기에도 스페인어 교양수업을 들어 열심히 했다. 언제나 내 마음 속에는 남미 축구여행이 꿈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사이에 FC서울과 K리그를 향한 내 열정은 상당히 사그라들었다. 2012~13년동안 공부한다고 경기장에 안 가는 바람에 열정의 단절이 생겨버렸다. 지금은 예전처럼 경기장에 매주 가지는 않으며, 가더라도 응원석에서 경기를 보지는 않는다. 예전의 내 마음이 불꽃이었다면 지금은 향불 정도 되는 듯하다. 그렇지만 예전에 품었던 그 꿈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살아있었다. 그래서 남미 여행을 결정했다. 그렇기에 내 여행 계획의 중심은 사실 마추픽추도, 유유니도 아닌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의 홈경기였다. 이 경기는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는 아니지만, 우루과이 최고 명문 나시오날의 홈경기다. 일정이 맞아 운좋게 볼 수 있었다. 남미 경기장의 열정적인 축구팬들을 뜻하는 `인챠다스`라는 단어가 이 팀의 팬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단다. 한번 보시길.. -------------- + 그래서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는 이번주 일요일에 간다. 표값이 무려 16만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 잠시 고민했지만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 보카 주니어스는 특히 홈경기가 아주 아주 위험하다고 한다. 악명 높은 훌리건들이 실제로 인명피해를 낸 적이 있다고... 그래서 서로 얼굴도 본 적 없지만, 보카 경기를 정말 보고 싶어하는 한국인 3명을 찾아 단톡방을 만들어 돈을 모아 함께 연석을 결제했다. 나야 이게 여행의 제1 이유였으니 그렇다지만 솔직히 다른 분들은 대체 왜 16만원씩이나 주고 이 위험한 걸 보겠다는지 아직은 이해할 수 없다ㅋㅋ
우루과이, 말도나도 주, 푼타 델 에스테 Punta del Este, Maldonado, Uruguay
2018-02
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나라는?
다들 언젠가 정답이 우루과이라는 사실을 접했을 것이다. 더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우루과이 앞바다가 한국의 대척점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도시는 바로 그 우루과이 앞바다를 끼고 있는 해양 휴양 도시이자,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도시 푼타 델 에스테이다. 서울에서 19,673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지구 반바퀴는 연역적으로 20,000km이니 서울과 푼타 델 에스테는 정말 거의 반대편에 위치한 셈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우리 발 밑에, 거꾸로 뒤집혀서 사는 사람들의 도시에 관한 이야기이다.
-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Montevideo)에서 동쪽으로 차로 2시간 15분 거리에 있다. - 몬테비데오도 해변이 있는 바다 도시지만 푼타 델 에스테가 휴양지로 유명하다. - 1986년 한국 농민들을 울린 회담, '우루과이 라운드(Uruguay Round)'가 열린 도시다. 우루과이 라운드의 결과로 세계무역기구(WTO)가 창설되었다. - '남쪽의 모나코', '대서양의 진주', 남아메리카의 마이애미' 등의 별명이 있다.
파라과이, 알토 파라나, 시우다드 델 에스테 Ciudad del Este, Alto Paraná, Paraguay 2018-02
아르헨티나 푸에르토 이과수(Puerto Iguazú)에서 이과수 폭포 여행을 마치고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Asunción)으로 가는 여정이다. 파라과이 입국 루트는, 이번 글의 주제 도시인 시우다드 델 에스테(동쪽의 도시라는 뜻)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 폭포를 보고 다음날에는 브라질 쪽 이과수 폭포를 보기도 한다(역순도 있다). 하지만 나는 시간도 많지 않았고, 결국 이과수 폭포의 간판인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이 아르헨티나 쪽에 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만 보고 파라과이로 향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의 국경도시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파라과이의 국경도시 시우다드 델 에스테를 가려면 어쩔 수 없이 브라질의 도시인 포스 두 이과수(Foz do Iguaçu)를 거쳐야 한다. 반드시 국경을 두 번 통과하여 브라질에 입국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르헨티나에서 바로 파라과이를 가는 방법을 찾아봤는데, 아르헨티나의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파라과이 가는 버스를 타면 중간에 브라질을 버스가 무정차 통과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방법을 선택했다.
여담으로, 원래 이과수 폭포는 파라과이의 영토였지만 전쟁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게 빼았겼다. 그래서 그들의 영토는 이과수 폭포를 바로 앞에 두고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