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이치 현, 도요타 시, 도요타 스타디움 Toyota Stadium, Toyota, Aichi Prefecture, Japan 日本, 愛知県, 豊田, 豊田スタジアム
2024-02-23
J리그 1R 나고야 그램퍼스 vs. 가시마 앤틀러스 보러 도요타시(市)까지 왔다.
나고야는 홈경기를 나고야가 아니라 근교 위성도시인 도요타에서 한다. 너무 멀다... 교통비도 비싸고!
도요타시는 자동차 회사인 그 도요타에서 따온 이름이다. 포항제철이 포항을 만들었듯 도요타가 사실상 만든 도시나 다름없어서 1959년에 도시 이름을 도요타로 바꾸었다고 한다.
입장료: 3,000엔, 인터넷 예매.
경기장까진 걸어갈만한 거리라 걸어갔다.전주월드컵경기장 비슷하게 생겼다. 의외로 2002 월드컵 경기장이 아니다.경기장 밖에 푸드코트들이 가지런히 있다. 일본 사람들은 줄서기를 좋아해...경기장에 들어가는 설렘! 2024년 첫 직관이었다.홈팀 나고야 그램퍼스 서포터즈. 20★24 카드섹션을 준비했다.원정팀 가시마 앤틀러스 서포터즈. The Heart of Zico!J리그는 외국인 선수는 이름을 카타가나로 쓰기 때문에 누가 외국인인지 확연히 구분이 된다. 한국인도 한자로 나오지 않고 카타가나로 나온다.
나고야 그램퍼스 마스코트들이 단체로 다니며 인사를 하더니 원정팬에게도 인사를 한다. 귀여웠다. 참고로 Grampus = 범고래 이다.개막전답게 많은 관중이 왔지만 나고야는 무득점 0-3 참패했다.나고야로 돌아왔다. 왜 머나먼 도요타에 저런 멋진 경기장을 지은 걸까.
FIFA World Football Museum, Zürich, Zürich, Switzerland/Schweiz
2020-01
스위스는 역사깊은 영세 중립국이라, 각종 국제기구의 본부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 축구를 총괄하는 FIFA(피파)의 본부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데, 같은 건물에 박물관도 함께 운영중이다.
워낙 축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마침 스위스의 교통 패스인 스위스 패스(Swiss Pass) 소지자는 FIFA 박물관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서 들뜬 마음으로 찾아갔다.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FIFA 세계 축구 박물관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형 활동들이 나를 즐겁게 했다.
입구 사진물품 보관소의 사물함에 축구 레전드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스위스 패스 소지자는 무료입장할 수 있었다한 해 동안 가장 아름다운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되는 FIFA 푸스카스 상(The FIFA Puskas Award)전 세계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구경할 수 있는 곳전 세계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을 색깔별로 그라데이션처럼 분류해놓았다네팔, 부탄, 우간다, 나미비아처럼 보기 힘든 나라들도 있다
역대 축구의 발전 과정을 설명해놓은 역사관. 시간이 많다면 천천히 읽어 보는 것도 좋다계단 벽 장식이 독특하다프리킥, 심판 같은 한국어로 된 축구 용어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화면의 국가들을 클릭하면 각국의 대표팀 정보가 나온다과거에 월드컵 트로피로 사용되던 쥘리메 컵(Jules Rimet Cup)
좌: 1950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 브라질 vs 우루과이 티켓. 우루과이가 브라질에게 충격적인 승리를 거둔 경기 / 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북한 1:0 이탈리아 경기의 티켓역대 축구공, 축구화의 변화. 직접 만져볼 수 있다.역대 마스코트 만져서 누군지 맞히기...중계방송 체험 부스심판 체험 스크린. 역대 주요한 판정 논란이 된 장면들을 보여주고 관람객이 직접 판정하게 한다전 세계 다양한 경기장의 의자들을 전시해놓았는데, 서울월드컵경기장 의자가 보여 반가웠다(회색)
대전월드컵경기장, 울산문수경기장 의자도 발견음악감상용 1인용 소파. 아늑한 내부에 들어가서 앉으면 역대 월드컵 주제곡을 감상할 수 있다.2002 월드컵의 향수를 느껴본다
축구를 소재로 한 각종 놀이들도 체험할 수 있다
혼자놀기...
출구의 기념품샵에는 탐나는 상품들이 가득하다나가는 길에 적힌 후원사 목록. 현대, 기아가 눈에 띈다.입구에는 스포츠 펍이 있다시간대에 맞춰 전 세계의 축구 경기를 라이브로 틀어주는 것 같다. 이런 시설이 집 앞에 있다면!나가면서 한장. FC서울 유니폼과 함께!취리히 호수는 평화롭다
럭비! 한국에선 생소한 스포츠이고 흔히 미식축구와 혼동되기도 한다. (미식축구와의 차이는 여기서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럭비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전(연고전)의 5개 종목 중 한 종목이다. 난 연고전을 보며 럭비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종종 럭비를 보러 가고 싶었지만, 국내에서 럭비는 너무나도 비인기 종목이어서 경기를 찾기 쉽지 않았다. 관중이 1,000명 이상 들어오는 럭비 경기는 국내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연고전이 유일할 것이다. (그마저도 대부분 학생들은 규칙을 잘 모른채 보지만... ㅜㅜ)
일반적인 '럭비'라고 말하면 15인제로 열리는'럭비 유니언(Rugby Union)'이라는 종목을 말하는 것이다. 4년마다 열리는 럭비 월드컵, 뉴질랜드 대표팀 '올 블랙스(All Blacks)'의 선수들이 전통춤 하카를 선보이는 모습, 연고전 럭비 등 사람들이 상상하는 대부분의 럭비는 15인제인 럭비 유니언 방식으로 치러진다. 여기서 파생된 짧은 시간 길이의 7인제 경기도 있다.
하지만 20세기 초 풋볼 계열 스포츠의 분화 과정에서 럭비 유니언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럭비 리그(Rugby League)' 라는 종목 또한 존재한다. 이름에 리그(League)가 들어가지만 대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럭비 리그' 자체가 하나의 종목을 가리킨다. 럭비 유니온과 두드러지는 차이가 있다면, 럭비 유니온은 15인제이지만 럭비 리그는 13인제이고, 스크럼이 없는 등 규칙이 일부 다르다.
요약하자면, 럭비 유니온과 럭비 리그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아예 다른 종목이다. '럭비'라고 하면 보통 '럭비 유니온'을 가리킨다.럭비 리그를 지칭하기 위해서는 '럭비 리그' 또는 '리그'라고 불러야 한다.
마침 시드니에 왔을 때 럭비 리그 클럽 홈경기가 열려서 럭비 리그를 보러 향했다.
경기장의 한쪽 관중석 상단부에는 좌석이 없고, 대신 잔디밭이 있다. 인상적이다. 햇빛을 좋아하는 서양놈들...그늘이 좋아서 골대 뒤에서 보기로 했다.
홈팀 Wests Tigers는 주황색의 호랑이를 상징으로 한다홈팀의 Try(트라이, 럭비의 득점) 직후의 모습오래된 플랩식 스코어보드가 눈에 띈다TRY를 들고 사진을 찍고 보니 국내 속옷 회사 광고가 되었다...
이탈리아, 라치오 주, 로마 Rome, Lazio, Italy Roma, Lazio, Italia 2019-01
이탈리아 로마를 연고로 하는 축구 클럽으로는 AS 로마(AS Roma)와 SS 라치오(SS Lazio) 두 팀이 있다. 일정을 잘 맞춘 덕에 4박 5일 동안 로마를 여행하면서 두 팀의 UEFA 챔피언스리그와 UEFA 유로파리그 경기를 2일 간격으로 모두 보게 되었다.두 팀의 공동 홈구장은 스타디오 올림피코(Stadio Olimpico)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960년 하계 올림픽 주경기장이다. 1990년 FIFA 월드컵이 열린 경기장이기도 하다.
1. 스타디오 올림피코에 가려면 바티칸 바로 옆의 로마 지하철역인 Ottaviano 역에서 32번 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로 경기장에 가는 건 다소 혼잡하고 불쾌하지만 시간 여유를 두고 가면 되긴 된다.
2. 로마 서포터즈는 N석을, 라치오 서포터즈는 S석을 나누어서 쓰는 것 같다. 원정팀 서포터즈는 각각의 홈 서포터즈의 반대편을 사용한다.
3. 티켓값이 그리 비싸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였던 AS 로마 경기는 41,630원, 유로파리그였던 SS 라치오 경기는 27,759원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경기 1 - 화요일>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AS 로마 2:1 FC 포르투 (이탈리아 vs 포르투갈) 입장료: 41,630원(최종 인출 금액) 관중: 51,727명
Forza Roma!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처음이었다.FC서울 유니폼과 함께. 홈 팀 AS로마와 색깔이 맞아 입고 갔다. 배경에 보이듯 경기장에서는 간접흡연이 일상이다.웅장한 AS 로마 서포터즈. N석을 사용한다.경기장 한쪽 구석에 FC 포르투 원정팬들이 수세에 몰려 있다포르투 선수진 소개. 에데르 밀리탕, 다닐루 페레이라, 페페 등 아는 이름들이 보인다.
로마 선수 소개는 멋지게 장내 아나운서와 함께 샤우팅으로 진행한다
원정팬과 홈팬이 자주 싸운다경기는 지금은 나락간 니콜로 자니올로의 멀티골로 로마가 2-0으로 포르투를 제압했다.
<경기 2 - 목요일> 2018-19 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SS 라치오 0:1 세비야 FC (이탈리아 vs 스페인) 입장료: 27,759원(최종 인출 금액) 관중: 19,766명
라치오 경기에서는 사진을 많이 안 찍었다. 왼쪽(S석)이 라치오 서포터즈, 오른쪽(N석)이 원정팀인 세비야 서포터즈다.라치오 서포터즈는 로마 서포터즈와 달리 S석을 쓴다.세비야에서 온 원정팬들화장실에 AS 로마 팬들이 붙인 SS 라치오 비방 스티커. Lazio Merda는 라치오 쓰레기라는 뜻이다.
Dunajská Streda, Trnava Region, Slovakia Dunajská Streda, Trnavský kraj, Slovensko
2022-07-07
2022-23 UEFA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 1차예선 1차전
FC DAC 1904 두나이스카스트레다 2:1 클리프턴빌 FC
(슬로바키아 vs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공화국과는 분리된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속하는 지역이지만, 축구에서는 잉글랜드와 별개의 국가로 취급한다.
@Mol Arena
입장료: 12유로(원정석)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에서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뿐이었다. 마침 이날 열리는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예선 경기를 찾아가서 보는 것. 수도에서 1시간 떨어진 홈팀 DAC FC와, 북아일랜드에서 온 원정팀 Cliftonville FC의 경기였다.
가장 큰 문제는, 킥오프 시간이 너무 늦은 밤이라는 사실이었다. 경기장이 있는 근교의 소도시(두나이스카 스트레다)로 가는 기차는 있지만, 돌아오는 막차가 없었다. 별 수가 없다면 마을의 기차역 주변에서 새벽 4시까지 벌벌 떨며 존버해야 했다. 그나마 나은 선택지는 히치하이킹이었다. (그래서 'Bratislava'가 적힌 종이까지 미리 만들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된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다. 일단 간다고 마음먹고 FC서울 유니폼을 챙겨입고 나왔다. 그때, 다운타운의 한 아이리시 펍에서 단체로 술마시며 응원가를 부르는 아일랜드 팬 한 무리를 찾아냈다. 벨파스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 경기 전 앞풀이(?)를 하고 있던 원정팬 아저씨들이었다. 용기내 그들에게 물었다.
"나도 경기장 갈건데, 너희는 뭐 타고 갈거야?" "혹시 그 버스에 나도 탈 수 있을까?"
벨파스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 경기 전 앞풀이(?)를 하고 있던 원정팬 아저씨들이었다.
그 순간 나는 그들의 "보스"에게 인계되었고, 보스는 내게 술을 사주며 반가워했다. 운 좋게도 내가 입고 있던 붉은색 FC서울 유니폼은 그들, The Reds의 색상과 동일했고, 덕분에 나는 뭘 좀 아는 놈이 되었다. 나는 <손님>이 되었다.
친절한 그들과 수많은 인사를 나누고, 함께 브라티슬라바 올드 타운의 거리를 행진했다. 원정버스에서 맥주를 마시며 그들의 응원가를 들었다.
이날, Cliftonville FC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Belfast)에 3,200석의 작은 홈경기장을 가진 스몰 클럽에서, 대한민국 서울에도 팬을 가진 글로벌 클럽으로 도약했다.
경기장으로 향하기 전, 브라티슬라바의 아이리시 펍(!)에서 응원하는 팬들. 오른쪽이 "보스"다.
1996년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클리프턴빌 FC가 친선경기를 했을때 직접 뛰셨다는 아저씨가 나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와우!
영국 쪽에서 팀들마다 돌려쓰는 응원가
브라티슬라바를 행진하며
클리프턴빌 FC의 원정버스는 플릭스버스(Flixbus)에서 빌린 건지 플릭스버스를 그대로 쓰고 있었다. 경기장에 가까워지니 경찰이 원정팬 버스를 에스코트한다.경기장 도착! 2층버스 여러 대가 진입하니 슬로바키아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12유로를 보스에게 내고 원정석에 같이 들어갔다.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는 2021-22시즌부터 신설된, 유럽의 3티어급 대회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의 아래 단계에 해당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겐 계륵 같은 애매한 권위의 대회지만, 상위 유럽대항전에 쉽게 나갈 수 없는 중소리그 팀들에게는 큰 기회다.클리프턴빌 FC는 1879년에 생긴 아주 오래된 팀이다. 홈경기장 이름도 단 한 단어로, 멋지다. "Solitude"감동적으로 저렴한 동유럽 경기장 맥주 가격! 1.8유로라니, 서유럽의 20~40%에 불과한 가격이다.
매점에서도 많은 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매치데이 머플러를 빌려서 찍었다작은 경기장이지만 많은 홈 팬들이 들어찼다. 원정석에만 펜스와 그물이 삼엄하게 설치되어 있다.
가장 열심히 응원하던 친구들선수들이 들어온다. 그물 때문에 잘 안 보일 것 같지만 실제 눈으로는 잘 보인다.홈 응원석에서 헝가리 국기가 많이 보인다. 홈팀 DAC FC는 슬로바키아 팀이지만 헝가리 국경에 위치한 팀이라 그런지 헝가리 계열의 구단이라고 옆에 있던 친구가 알려줬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광경이다.경기는 아쉽게 클리프턴빌이 1-2로 패배했다. 사실 크게 패하는 쪽이 훨씬 정배당(?)이었기 때문에 클리프턴빌 입장에선 선전한 결과다.그래도 원정팬들은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맞이한다. 팀이 선전하기도 했고, 언제 또 유럽 원정을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들의 응원은 끝날 줄을 모른다. 돌아가는 버스에서도, 그리고 다시 돌아온 브라티슬라바에서도, 그들의 노래는 이어졌다.
<덤: 그들에 관해> 1. 아일랜드 사투리는 진짜 못알아듣겠다. 같은 영어가 맞나 싶다. 알아듣기가 너무 어렵기도 했고, 가뜩이나 응원 소리로 시끄러웠기 때문에, 대화하려면 내 귀를 그들의 입 바로 앞에 갖다대야 할 정도였다. 진짜로 이것 때문에 며칠 뒤 코로나 걸렸던 것 같다. 2. 팬들은 종일 노래를 불렀다. 경기 전에 도시에서 술마시면서, 버스까지 행진하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경기 내내,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경이로운 체력이다. 3. 1879년 창단된 Cliftonville FC은 북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팀이자, 유일한 가톨릭 기반 구단이다. 그래서 팬들은 하나같이 스코틀랜드의 셀틱 FC(가톨릭 팀) 또한 응원했다. 셀틱에서 뛰던 기성용과 차두리를 알았다. 그래도 영국인답게 잉글랜드에서 응원하는 팀은 제각각이었지만 하나씩은 갖고 있었다. 4. 이들은 분명 UK Citizen이고 영국 학교를 다니고 영국에 세금을 냈지만 아일랜드 여권을 주로 갖고 있었다(UK/아일랜드 택1). 자세한 내막은 이들도 설명하기 어려워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2005년 이전 북아일랜드 출생자들은 아일랜드 시민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국적을 주는 이유와 비슷한 것 같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이들은 EU국가인 슬로바키아에 올 때 아일랜드 공화국 여권을 주로 사용했다.
5. 브라티슬라바 숙소로 돌아온 뒤에도 한동안은 아일랜드 팬들의 응원소리로 시끄러웠다. 여기에 잠시 여행 온 사람들은 이 동네는 원래 밤이면 매일 이러는줄 알까?
Alianz Arena, Munich, Bayern, Germany Alianz Arena, München, Bayern, Deutschland
2020-02-05
2019-20 DFB-포칼 16강 FC 바이에른 뮌헨 4:3 TSG 1899 호펜하임 @알리안츠 아레나
관중: 71,500명
독일인의 절반은 바이에른 뮌헨 팬이라는 말이 있다. 독일 최고의 명문 클럽이자, 2023년부터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홈경기에 간 이야기다.
1. 바이에른 뮌헨의 홈 경기는 뮌헨 북부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맞춰 지어진 신식 경기장이다. 경기장 외부 조명의 색을 바꿀 수 있는데, 내가 갔을 땐 바이에른 뮌헨의 팀 컬러인 붉은색으로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2. 이 경기는 리그(분데스리가)가 아니라 독일의 FA컵 같은 토너먼트에 해당하는 DFB-포칼 대회였다. 그래서 평일에 열렸고, 일정도 미리 알지 못해 여행 중에 급작스레 추가한 일정이다. 그래도 그 덕에 표값은 저렴한 5.5만원이었다. (최종 인출액) 상대팀이 1부리그 중상위권인 호펜하임이었음에도 이정도 가격에 불과하다니, 확실히 독일은 저렴하게 축구보기 좋은 나라다.
3. 뮌헨(München)의 발음은 [뮌헨]이 아니라 [뮌셴]이다. [뮌셴]에 가까운 것도 아니고 그냥 [뮌셴]이다. 그래서 바이에른 뮌셴이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참고로 영어로는 Minich, [뮤닉]에 가깝다. 바이언 뮤닉이라 해도 알아듣는다.
4. 뮌헨 축구 진짜 잘하더라... 요즘 김민재 이적 후 또 가고 싶어졌다.
U반(독일 지하철)을 타고 역에 도착하니 머플러 가게가 눈길을 빼앗는다지하철역에서 보이는 경기장의 영롱한 자태붉은 조명이 아름답다뮌헨 시내에서 할 게 없어서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도착했다무시무시한 곰돌이. 다른 분데스리가 구단들을 패고 다니는 팀답다.푸른 피치를 마주할 때. 경기장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 아닐까?한참 전에 입장해서 할 게 없다FC서울 만세할 게 없으니 매점 탐사. 경기장 맥주 물가는 이정도...
할 게 없으니 화장실 탐사. 여러 팀들이 스티커를 붙이고 갔다. 우니온 베를린, 토트넘 핫스퍼, 레드스타 베오그라드 등등...한참 기다리니 관중이 들어찼다. 최종 관중수 71,500명선수 입장호펜하임 팬들은 꼭대기층 구석을 배정받았다. 같은 높이인 내 자리는 1열이었는데 보다싶이 난간이 매우 낮아서(!) 시야가 탁 트여 좋았다.경기는 레반도프스키 2골, 토마스 뮐러 1골로 뮌헨이 4-3으로 승리했다.저기까지 나와있는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보라숙소로 돌아가는 지하철역. 집에 가는 지하철에선 항상 피곤하다
바이에른 뮌헨 득점시 나오는 배칠수의 꽃배달 39000원 노래
<여기서부터는 나중에 바이에른 뮌헨 구단 샵에서 본 기발한 아이디어의 상품들>
바이에른 뮌헨 엠블럼이 찍혀 나오는 토스트 굽는 기계천장을 바이에른 뮌헨 엠블럼 모양으로 빛내주는 조명건물 외벽에 바이에른 뮌헨 엠블럼을 쏘아주는... 조명
2018-19 라 리가 24R FC 바르셀로나(FC Barcelona) 1-0 레알 바야돌리드(Real Valladolid) @Camp Nou 득점: 43'리오넬 메시 관중수: 67,435 입장료: 100,071원 최종 인출(공식 홈페이지 구매)
*FC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 이름 Camp Nou은 2017년에 외래어 표기법이 '캄 노우'로 확정되었다. 하지만 그 전부터 사용되던 '누 캄프'(영어식) 또는 '캄프 누'가 더 입에 익은 듯하다.
캄 노우까지는 지하철로 쉽게 갈 수 있다돈이 없어서 꼭대기 자리로 예매했다. 10만 원.워밍업중인 선수들Welcome to Camp Nou선수 입장. 선수들이 보이긴 보인다라 리가 클럽 답게 서포터즈와 응원은 빈약하다카탈루냐의 깃발을 들고 응원하는 바르셀로나 팬들전반전,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 킥으로 득점했다최종 관중수는 67,435명이었다. 거의 10만 석을 자랑하는 캄 노우 경기장이니 사실 빈 자리는 많은 셈이다.웅장한 캄 노우
경기장 분위기. 꼭대기인거에 비해, 각도가 가파른 편이라 시야가 엄청 나쁘진 않다.
G.O.A.T후반전, 메시가 두 번째 페널티킥을 차게 되었다. 결과는?(아래 동영상)
경기 끝나고 지하철도 혼잡할 테고 시간을 좀 더 보내고자 해서 FC 바르셀로나 구단 스토어에 들렀다
중국의 춘절 즈음이라 한자 표기가 적힌 유니폼을 팔고 있었다. 매화나무 매(梅)에 서녘 서(西)를 써서 메시구나...시간을 꽤 보냈음에도 여전히 지하철은 혼잡했다
죽기 전에 메시가 뛰는 것을, 그리고 득점까지 한 것을 보아서 흐뭇했다.
몇년 후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열흘간 현지에 있었으면서도 아르헨티나 표를 끝내 구하지 못해 메시를 못 본 걸 생각하면, 이때 가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이란에 10월에 간 이유이자, 이란 여행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다. 바로 그 유명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컵 예선 -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를 보기 위해 테헤란에 갔다.
(2022년 이전까지) 이란은 남자축구 경기에는 남자 관중만, 여자축구 경기장에는 여자 관중만 받는 매우 보수적인 국가였다. 그래서 이날 경기장에 온 8만 명의 관중은 (극소수의 한국 여성을 제외하고) 모두 남성이었다.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모두 관중 규제를 해제했으니 이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 됐다. 8만 남성의 일방적 홈 팀 응원에 더해져, 아자디 스타디움이 위치한 테헤란이 산소가 희박한 해발 1300m 고지대에 위치해있다는 점 때문에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지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특별하게도 이날 경기는 이란의 국교인 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연례 행사이자 추모일인 '아슈라(Ashura)' 기간에 열린 경기였다. 아슈라 기간에 이란 사람들은 온갖 추모 의식을 하고 엄숙해진다. 그래서 (현지인 말에 따르면) 보수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이날 축구경기를 하는 게 바람직한 일이냐고 비판했다고 한다. 추모 기간 답게, 평소 이란 팀의 홈 경기와는 달리 관중들이 흰 옷이 아닌 검정 옷을 입고 있는 또다른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테헤란에 도착하고 나서도 티켓을 어떻게 구하는지 방법을 몰라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주 이란 한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공지가 올라왔다. 친절하게도 무료 단체 왕복버스와 원정석 입장 서비스를 제공해준단 내용이었다. (대한민국 만세) 이렇게 가게 된 한국인 팬들과 교민들은 다 합쳐서 이백여 명 남짓이었다.
이날은 이슬람 시아파의 연례 추모 행사일인 아슈라(Ashura)여서 사람들이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 대사관에서도 되도록이면 붉은 옷을 입지 말아달라고 권고했었다.이슬람 혁명을 성공시킨 호메이니와 현재 지도자(이맘) 하메네이의 사진이 인상적이다선수 입장 그리고 국가 연주
선수 입장과 함께 FIFA Anthem이 나온다. 가장 설레는 순간이다.이란 국가가 연주되면서 엄청난 위용의 이란 국기가 올라온다
휠체어 좌석이 따로 없고 친절하게도(?) 트랙에서 경기를 보게끔 한다경기장은 낙후된 분위기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1974년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지어졌으며, '아자디(Azadi)'는 '자유'라는 뜻이다.화장실도 낡았다. 그리고! 남자 화장실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 원정팬들이 당황하면서 공용으로 화장실을 쓸 수밖에 없었다.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란 국기가 또 재활용된다분명 아슈라 기간이라 추모 분위기라 들었는데, 옆의 관중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도발적이었다한국이 실점하거나 찬스를 놓치면 옆에서 조롱하는 반응이 격렬했다 (이런 반응이 나쁘단 건 아니다)대사관에서 나눠준 간식. 대한민국 또 만세사실 트랙 있는 종합운동장이어서 시야는 좋지 않았지만 내가 여기에 있단 것 자체로 너무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이었다경기력은 졸전 중의 졸전이었다. 당시 감독이 슈틸리케였으니... 이때부터 슬슬 욕 많이 먹기 시작했다. 결국 마지막까지 월드컵 진출이 아슬아슬했다아자디에서 가족사진을 찍다!졸전 끝에 경기는 0-1로 패했다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교민들을 만나러 왔다현지 기자가 열심히 나를 찍길래 나도 찍어 줬다대사관에서 안전 문제로 모든 관중이 퇴장할 때까지 기다려 달래서 한참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함께 기다린 한국인들. 한국 여성분들도 다 히잡을 써야 했다.기다리는 중에 이란 형들이 다가와서, 같이 사진찍고 국기를 교환했다이때 받은 이란 국기는 지금도 잘 보관중이다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아자디 스타디움이라니! 축구팬으로서 하기 쉽지 않은 경험을 해서 참 영광이었다.
경기 끝나고 한국 교민 버스를 둘러싸고 이란 차량들이 엄청나게 나팔을 울려대며 이란 응원을 해서 피곤한 나를 잠도 못 자게 하긴 했지만, 신나는데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 이후로 이란은 호감이어서, 2019년 UAE 아시안컵에서나,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 경기를 볼 때면 이란에 마음이 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게 된 웨일스 0-2 이란. 같은 아시아 팀으로서 이란의 승리에 함께 기뻐했다.
Saitama Stadium 2002, Saitama, Saitama Prefecture, Japan
日本, 埼玉県, さいたま市, 埼玉スタジアム2002
2016-0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직관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Urawa Red Diamonds) 1-0 FC서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
<FC서울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를 추억하며>
대학생 시절 여행을 많이 다녀서, 그때는 또 FC서울도 한창 잘할 때라 이런 기회의 소중함을 몰랐었다.
아시아 원정은 (1)내가 시간이 여유롭고 (2)내가 응원하는 팀이 성적이 좋아야 하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일어었음을...
당시 일본에서 응원을 가장 격렬하게 하는 팀인 우라와 레드와의 경기라 꼭 가고 싶었고, 시간과 항공권 가격(땡처리)이 모두 맞아서 수업 째고 갔다.
참고로 사이타마는 한국으로 치면 분당이나 일산 정도 되는, 도쿄 광역권에서 가장 상징적인 베드타운이다. 일본이라 아파트보다는 주택이 많다. 만화 짱구네 집이 설정상 사이타마에 있다.
한국에서는 박지성의 산책 세레머니로 유명한 '사이타마 스타디움'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2,100엔짜리 티켓이었는데 FC서울 구단에서 무료로 나눠줬다. 고마워!
그 유명한 우라와 레드 서포터즈2007년 성남 일화의 우라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전은 1, 2차전 모두 명승부였다. 그리고 사이타마에서 열린 2차전 승부차기를 난 지금도 잊지 못한다. 성남 선수들이 찰 때 우라와 서포터즈들이 방해하고자 펄럭인 깃발들이 마치 지옥도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결국 성남이 승부차기에서 패배했다.평일 경기라 동쪽 스탠드는 한산하다. 뒷쪽 사람들이 앞쪽으로 오지 않는것으로 보아 시즌권 구역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선수 입장!솔직히 응원은 옛날에나 열심히 했는데 여기선 우리 팀이 일당백으로 수세에 몰린 것 같아서 오랜만에 열심히 동참했다
우라와 서포터즈의 압도적 응원과 FC서울 아저씨들의 겐세이
경기는 우라와의 잘못 맞은 슛터링 뽀록골로 0-1로 졌다. 하지만 다음에 한국에서 열린 2차전에서 FC서울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역전승을 거둔다.
FC서울 선수들을 맞이하는 서포터즈
안녕 사이타마!숙소가 있는 도쿄 신주쿠로 돌아왔다
+ 덤) 사이타마에서 만난 축구의 흔적들
세븐일레븐 잡지 가판대에서 본 잡지들. 우라와 레드 선수들 사진이 있다.시장 간판에 그려진 엄청 오래되어 보이는 오미야 아르디자(Omiya Ardija) 응원 문구. 예전에 장외룡이 감독하던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