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
Kyiv, Ukraine
Київ, Україна
2019-01

 

요즘은 우크라이나 측 요청으로 키이우라 부르지만 나는 키예프 시절 여행했기에 아직 키예프가 더 입에 붙는다.

사실 그 당시에도 영어 표기는 Kyiv가 Kiev보다 더 우세한데 대체 왜 키예프라 부르는지 의문이긴 했다.

아무튼, 도시 이름이 중요하지 않던 시절의 랜덤 사진들이다. (무보정)

물가가 엄청 싸서 행복했던 기억이 강렬하다.

독립 광장(마이단). 유로마이단의 그 마이단이다.
황금문(Золоті ворота)
지하철 토큰
핵전쟁광 소련에서 지은 지하철답게 긴 터널을 뚫고 내려가야 한다.
터널이 길어서 광고도 많다
궁전인지 방공호인지
진짜 소련때 굴렸던 듯한 디자인의 트램
성 안드리 교회
평화를 기도했지만.
춥고 어두울 때는 미술관이다
오페라도 싸게 볼 수 있던 도시여서 이틀동안 오페라와 발레를 봤다
표값이 4천원이었는데 더 싼 자리도 있었다 처음에 본 오페라는 <나부코>였는데 이탈리아어 오페라에 자막이 우크라이나어라 쉽진 않았다.
둘째날에는 카이사르(시저) 발레를 봤다. 대사가 없고 춤 위주라 전날보다는 그나마 나았다.
드니프르 강
강변의 지하철역이 신기하게도 터널 바로 앞에 있다
드니프르!
대충 강변북로쯤 되는 셈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

Chase Center, San Francisco, California, United States

2019-11

 

미국 프로농구 NBA 직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Golden State Warriors) 127-118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Portland Trailblazers)

@Chase Center

 

원래 비싸서 엄두도 못 내던 NBA (당시) 최고 인기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경기였는데

스테판 커리가 부상이어서 못 나오게 되었고, 몇몇 주전 선수도 결장이 확실시되어

경기 당일에 티켓 가격이 떡락했다.

최종적으로 내가 당일에 예약한 티켓 가격(원화 인출액)은 58,603원이었다.

커리 없는 커리팀 경기
일찍 갔당
미국 국가 연주 타임
Warriors shot tracker
체이스 센터 안녕~ 끝나는 시간이 늦어서 집에 돌아가기 너무 무서웠다. 실제로 위험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LA 메모리얼 콜리세움

LA Memorial Coliseum, Los Angeles, California, United States

2017-10

 

미국 대학 풋볼(미식축구) PAC-12 직관

USC Trojans 28-27 Utah Utes

@LA Memorial Coliseum

Attendance: 72,382

 

USC Trojans는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남가주대학교)의 미식축구 팀,

Utah Utes[유츠]는 University of Utah(유타 대학교)의 미식축구 팀이다.

 

몇 가지 사실들

1. 대학 경기임에도 관중이 72,382명이 왔다.

2. 내가 구한 티켓 가격은 정확히 36.5달러였다. 

3. 경기는 USC가 극적으로 이겼다. 종료 직전 USC가 6점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고, 유타가 터치다운(5점)을 했다. 킥(1점)을 해서 동점을 만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유타는 패싱(성공시 2점)을 해서 역전을 하려 했고, USC가 이를 막아내며 극적으로 승리를 지켰다.

 

경기 시작 전 pregame에서 멀리서 온 유타 응원단이 행진하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 웅장하다. 1932, 1984 하계 올림픽의 주경기장이자, 2028 올림픽의 주경기장으로 예정된 곳! 미국 역사기념물에도 지정되어 있다.
경기 전부터 화려한 공연이 열린다.
선수 입장!
10년전 USC 대학의 다른 운동부(여자축구부)가 우승한걸 기념하는 전광판. 별에 별 걸 다 챙겨준다.
7만 관중 엄청나다
동시간대에 LA에서 LA 다저스의 플레이오프 경기가 있었다. 이를 가끔씩 전광판에 틀어주는 신기한 모습이었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
사람들의 시선이 가끔씩 전광판의 야구로 빼앗긴다.
주, 야간 파노라마
경기 막판 위기를 맞이한 트로잔스

 

미국 경기장 특유의 아나운서 발성이 곁들여진 이 분위기가 좋다. 이 영상에서 쌀쌀한 공기가 느껴진다면 당신은 캘리포니아에 가 본 사람... 

나름 올림픽 주경기장이라고, 성화와 모가지 없는 동상도 있다

미국에서 미식축구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꼭 NFL뿐 아니라 대학풋볼도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티켓값도 싸고, 인기도 많다. 그리고 NFL은 주로 일요일에 하고 대학풋볼은 토요일에 하기 때문에 일정도 겹치지 않는다.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 시(市)

(City of) Luxembourg, Luxembourg

2020-01

 

<룩셈부르크에 관한 사실들>

1. 룩셈부르크는 서울특별시 면적의 4배 정도 되는 작은 나라다. 수도 이름=국가 이름이어서 도시국가로 오해받고는 하지만, 분명히 도시국가는 아니다. 아래 사진에 나오겠지만 '전국 일기예보'도 있다!

2. 룩셈부르크는 대공(Duchy)이 통치하는 '공국'이다. 입헌군주제이긴 하다.

3. 룩셈부르크 어(Language)가 따로 있다. 독일어의 방언 수준의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아무튼 프랑스어보단 독일어에 가깝다.

5. 내가 갔을 때 1인당 국민소득(GDP per capita)이 11만 달러였다. 우리나라가 3만 정도 되나? 작은 나라라 조세회피처로 사용되어서 높은 것도 있지만, 옆 나라인 프랑스, 벨기에, 독일과 비교해봐도 확실히 깔끔하고 거리가 안전해 보였다.

4. 대중교통이 무료다. 내가 방문했을 2020년 1월에는 룩셈부르크 시(City of Luxembourg)만 무료였으나, 2020년 2월 29일부터 전국의 모든 대중교통이 무료화되었다. 가뜩이나 좁은 나라가 자가용으로 가득해서 교통 체증 속에서 사는 것 보다는,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는 쪽이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전국 일기예보. 분명 도시국가는 아니다! ㅋㅋ
룩셈부르크 시내는 2019년부터 대중교통이 무료화되었다. 그럼에도 이게 완전히 믿기지 않아서, 시내버스 탈 때 기사한테 물어봤었다. 실제로도 검표하는 기계가 없다. 오른쪽은 촘촘한 시내버스 노선도 사진.
이디시어? 히브리어? 아무튼 유대계 언어로 적힌 걸로 보아 희생된 유대인 추모비 같다.
시내에는 알록달록한 굴절버스도 다닌다. 무료!
bourg(성) 이라는 국호에서 알 수 있듯이 언덕 위에 요새 같은 성에서 시작된 나라다. 그래서 수도 중심부의 높이 차이가 상당하다 정말...
윗동네와 아랫동네의 구분이 명확하다
룩셈부르크의 상징적인 철교 아래에 위치한 유스호스텔에 묵었다.
1박에 4만원 수준이었다
숙소 창가에서 내다본 풍경. 저 멀리 윗동네가 보인다.
룩셈부르크 중앙역
다운타운
2차대전을 기념하는 영원의 불꽃 (아마도)
윗동네에서 내려다본 아랫동네. 높이차이가 상당해서 다니기 어려울 것 같지만 버스가 무료라 괜찮다 ㅋㅋ
기욤 2세 광장. 나름 가장 중심이 되는 광장인데 사람이 많진 않았다
저 아래에도 나무가 자라고 있다! 으 높다
다운타운
아침 산책
가장 아름다웠던 산책길
중심부를 벗어나면 현대적인 도심도 나온다
예전에 쓰던 요새이자... 전시관
요새
뜻밖의 뒷산 트레킹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암웨이 센터

Amway Center, Orlando, Florida, United States

2022-12

 

미국 프로농구 NBA 직관

올랜도 매직(Orlando Magic) 113-109 토론토 랩터스(Toronto Raptors)

@Amway Center

 

 

올랜도 매직의 홈 경기장 암웨이 센터. 경기장 네이밍 스폰서가 다단계 회사라니 정말 폼 안나는 이름이다.
난 국가 연주 시간이 좋아. 나름 미국-캐나다 간 국가대항전이라 캐나다 국가도 들을 수 있었다. NBA는 특이한게 경기 시작 시각에 국가 연주를 하고 이후에도 워밍업을 한다. 즉 항상 경기 시작 시각이라고 알려진 때보다 한참 늦게 시작하는 셈이다.
팀 이름이 매직(Magic)이 아니라 매지션(Magician)이었다면 더 멋있었을 것 같다
일요일 경기인데 사람이 많진 않았다. 우연하게도 이 자리 중고 티켓 결제한 값이 정확히 원화로 20,000원 인출되었다!
대형 전광판 사이 틈새 공간을 활용한 생맥주 광고가 인상적이다. 마시고 싶게 잘 만들었다.
선수보다 낮은 눈높이에서 보는 맨 앞자리의 느낌은 어떨까
경기 끝나고 들른 다운타운의 에올라 호수(Lake Eola)에서. 플로리다를 비롯해 올랜도에는 이런 둥근 호수들이 많다. 늪지대를 개척한 곳이라 그렇다.

 

러시아, 모스크바, 승리 박물관
Victory Museum, Moscow, Russia
Музей Победы, Москва, Россия
2020-02

러시아, 정확히는 소련의 2차대전 승전 관련 전시를 보러 간 박물관.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지하철로 쉽게 갈 수 있다.

지금은 러시아의 뻘짓으로 한동안 가기 어려워졌다.

Park Pobedy(승리 공원)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이런 모습이다. 소련스럽다.
저 멀리 승리 기념비와 박물관 건물이 보인다.
전승 기념탑과 승리 박물관
박물관 쪽에서 바라본 모스크바 중심부
뱀(나치) 대가리를 잘라버리는 모습이다. 탑에는 모스크바, 레닌그라드(現 상트페테르부르크), 키예프 등 독소전쟁 격전지들이 새겨져 있다.
영원의 불꽃 그리고 2명의 경계근무자들...
웅장하다
내부 중앙현관에서 갓 임관한 듯한 군인들이 정복 차림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들 중 얼마나 무의미한 침략 전쟁에서 희생되었을까?
옆에서는 토크쇼 방송 촬영 중이었다
승리 박물관의 핵심은 바로 전쟁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해놓은 '디오라마(diorama)'였다. 2차대전 당시의 격전지들을 생생한 오디오와, 벽화, 모형들로 재현해놓았다.
디오라마는 각 격전지별로 여러 관이 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는데 사진으로 담기가 어렵다.

 

이때는 영상 촬영엔 흥미가 없었어서... 그래도 아주 잠깐이나마 동영상에 담아 봤다.

대충 명예의 전당 같은 곳
참 소련스러운 동상이다
독소전쟁의 마지막 전투인 베를린 공방전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곳도 있었다. 음성까지!
불타버린 베를린 위에 재현된 러시아어 낙서까지, 실제를 묘사해놓았다
1945년 8월 만주(일본) 침공때 쓴 프로파간다 같다
38도선 이북 소련 군정 하에서 사용되던 지폐가 있다. "붉은군대 사령부"라 한글로 적혀있다. '원'의 로마자 표기가 Yuan인게 눈에 띈다.
"금전출납의 환용은 정법임" (대충 미국 달러에 This note is legal tender ~~ 적혀 있는 내용과 비슷해 보인다) / "화폐위조자는 전시법령에 처벌함"
종전 75주년 기념품
떠나는 길엔 햇빛이 찾아들었다
을씨년스러운 겨울 분위기가 나아졌다

러시아! 전쟁이 끝나고 현 정권이 무너지면 다시 가고 싶다.

스위스, 니트발덴 주, 클레벤알프
Klewenalp, Nidwalden, Switzerland/Schweiz
2020-01

 

당시 스위스패스 공짜라 간 곳.
2019년에는 스위스패스에 이곳을 오르는 케이블카가 해당이 안 되었는데 2020년에는 해당이 되었다. 당시 우리는 시간이 남았고, 어디에 갈 지 궁리하다가 스위스패스도 써먹을 겸 이곳에 가게 됐다. 패스에 포함된 직후여서 정보가 별로 없었지만 잘 찾아 갔다. 지금도 스위스패스에 포함인지는 모르겠다.

루체른(Luzern)에서 기차를 타고 슈탄스(Stans)까지 간 후 버스로 Beckenried까지 가야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그래도 스위스 기차 앱에 시간이 정확하게 나와서 쉽게 갈 수 있다.

풍경 위주로 올린다.

참고로 여기는 한적한 곳이고, 루체른 호 인근에서 한 곳만 가야 한다면 리기 산(Mt Rigi)이 더 우선이다.

가는길에 본 스위스군 전투기 오오
거위야 안녕
슈탄스(Stans)에서 케이블카 기다리며 루체른 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
클레벤알프로 오르는 케이블카
1600미터!
스키 없는 스찔이는 운다
오줌 싸기 좋은 곳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 봄보네라
La Bombonera, Buenos Aires, Argentina
2018-02

아르헨티나 1부리그 직관
보카 주니어스(Boca Juniors) 4-2 산 마르틴(San Martin)
@라 봄보네라(La Bombonera)

 

<예전에 페이스북에 쓴 글 긁어옴>

남미 축구일기2 - 우여곡절 많았던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 직관기
1편(우루과이)에서 대충 이어짐(아래 링크)

몬테비데오(Montevideo) - #1. 우루과이 최고 명문 나시오날(Nacional) 홈경기 직관


1.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는 비싸다. 
축구에 미친 아르헨티나의 국민팀이다. 아르헨티나 구단들은 입장권을 소시오(평생회원)에게만 파는데 보카 주니어스는 인기가 넘쳐서 소시오의 수가 경기장 규모를 훨씬 초과한다. 소시오 간에도 예매 경쟁이 심하다. 그렇기에 일개 여행객이 공식적인 루트로 표를 구할 방법은 없다. 암표도 가짜 티켓이 많아서 위험하다. 실제로 여행 전, 보카 홈경기 다녀왔던 사람들의 블로그 후기를 검색했을 때 위조 티켓에 속아서 10만원 이상 날린 사람들의 글이 종종 있었다...(홈경기 직관 후기인줄 알고 읽었는데 갑자기 홈구장 방문기로 끝남) 그렇다 보니 나름 안전한 루트를 찾았고, 결국 소시오에게는 2만원이 정가인 표를 덕지덕지 프리미엄 붙은 16만원이라는 가격에 구했다.

2.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는 좀 위험하다. 
보카 지역 자체가 빈민가이자 우범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동양인 혼자 밤길을 거니는 건 그 사람한테 권총강도 페티시가 있는 거라 보면 된다. 그래서인지 보카 지역을 대표하는 보카 주니어스의 홈구장 역시 위험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훌리건이 심해서 사람이 죽은 적이 있다고... 그래서 안전을 위해 사설 여행사의 축구 투어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이다만, 투어에는 별 대단한 게 있는 게 아니다. 단지 입장권을 구해주고 경기장 오갈 때 차로 데려다주고 경기를 같이 봐주는 게 전부이다. 이걸 하려고 했더니 1인 20만원을 넘어가서...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인터넷에서 보카 주니어스 경기를 꼭 보고 싶어 하는 한국인 남자 3명을 더 찾았다. 남자 4명의 토탈 전투력이면 적어도 죽진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카톡방을 만들고 돈 모아 표를 구해서 경기장에 투어 없이 가기로 했다. 넷 모두 인당 16만원이란 가격에 놀랐지만, 다들 돈이 많은 건지 나사가 풀린 건지 흔쾌히 돈을 모아 결제했다. 놀랍게도 이들 4명은 모두, 사전에 아무 논의도 없었음에도 보카 주니어스 유니폼을 어딘가에서 사서 경기 당일 입고 있었다. 축덕들이란... 다행히 유니폼을 입고 있던 덕에 사람들이 좋아해 주었고, 우리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경기장에 갈 때는 다들 탈탈 털려도 될 복장으로 갔다. 귀중품은 두고 갔고, 나는 특히 여행 막바지라 비장한 마음으로 핸드폰 SD카드도 빼고 갔다. 이때 6만원짜리 이과수행 버스표 예매했던 것도 어딘가에 빼 놨었는데 다시 못 찾는 바람에 나중에 터미널에서 멘붕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경기 전날, 안전한 낮에 보카 지역에 한 번 왔었다. 경기장 앞에서 유니폼도 샀다. 엠블럼에 별이 많으면 보통은 우승 횟수가 많다는 뜻이고 즉 명문 구단이라는 뜻이지만 얘넨 좀 과한 듯하다. 우리 우승 엄청 했어!!!!!!!같은 느낌
이것이 그 16만원짜리 티켓... 어디 구석진 곳에서 비공식적인 재판매원에게 중고 티켓을 받았다. 우리 4명은 티켓의 정가가 2만원도 채 안 되는 걸 알고 광광 우럭따 / 티켓 앞면에는 무려 보카 출신 마라도나가 있다
경기장에 들어가려면 이런 보안 검색을 4번쯤 거쳐야 한다. 물병, 라이터 등 웬만한 건 다 뺏긴다. 물병 가지고 들어갔다가 경찰관 아저씨가 보자마자 저 멀리 던져버려서 마음의 상처를...ㅠㅠ 마실 틈도 주지 않았다. 이래놓고 정작 현지인들은 라이터를 신발 안에 넣고 들어가서 안 걸린다. 그래서 관중석에는 담배랑 대마초 냄새가 계속 진동한다...
여기 있기 위해 16만원씩 들인 4명의 나사 빠진 사람들. 서로 아무 말도 안했는데 모두 유니폼을 입고 온 모습이다.
경기 시작 한참 전. 이 사진에서 스탠드(계단이라고 불러야 하나?)랑 난간이 보이는 게 아마 마지막으로 보이는 걸 거다. 사람이 들어차면 저 스탠드 한 칸마다 사람이 서 있고, 난간에도 사람이 올라가 서 있다(믿기지 않겠지만 가능). 그래서 안전을 위해 다들 앞사람 어깨에 손 올리고 경기 봄... 90분 내내 신체접촉을 안 한 적이 없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쯤부터 응원이 시작된다. 난간에 옆으로 앉아서(떨어지면 최소 중상) 담배 들고 응원가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 이쯤에 화장실에 한번 용기 내 다녀왔는데 계단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파에 밀리다가 3칸 정도 밀려 떨어졌다. 워낙 사람이 빽빽해서 아무도 넘어지진 않았지만... 압사의 위협을 처음으로 느꼈다. / 그리고 그 화장실은 정전으로 칠흑같이 어두웠다.

 

사람들이 이렇게 난간에 앉아 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쯤 물 뿌리는 중인데 이미 양쪽 골대 뒤 서포터석은 꽉 찼다. 아, 참고로 아르헨티나 1부리그에는 원정팬이 없다! 원정팬 받으면 종종 큰일 날 것 같긴 하다.
하늘이 예뻐서 찍음. 미세먼지 파티인 요즘 맑은 하늘이 너무 그립다.
뜬금 셀카. 인구밀도가 축구장인지 양계장인지 잘 모르겠다. 뒷사람이 날 자꾸 찍어눌러서 경기 내내 살기 위해 몸싸움을 해야 했다. 골 넣으면 실제로 한 두 칸씩 밀려 떨어졌는데... 이날 보카가 4골이나 득점해 좀 힘들었다. 그리고 한번은 옆에 아저씨 담배 꽁초가 내 다리에 스쳐서 식겁하기도 했고... 오기 전에는 경기장에서 사람이 죽은 적 있대서 신기했는데, 오고 난 뒤에는 지금까지 한 명도 죽은 적 없으면 그게 더 신기한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놀랍게도... 모든 사람들은 현재 서 있는 상태다. 아이는 목마를 타고 있다. 그리고 저 사람들은 난간 위에 서 있다. 이곳에서 오방천은 장식용, 뽀대용이 아니라 안전용이었다.
드디어 경기 시작!
선수들이 들어오니 응원 열기가 더 폭발했다. 감동받아서 울 뻔.

 

동영상은 경기 시작 한참 전에 찍었다. 경기 시작 후에는 뒷사람과 옆사람의 누르기 공격 때문에 도저히 동영상을 찍을 수 없었기 때문...

경기 사진도 하나쯤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넣음. 경기 얘기하자면 카를로스 테베스가 1골 1도움 해서 다행히 보카가 4-2로 이겼다. 정말 다행이었다. 후반 막판 3-1에서 3-2가 될 때 순간 갑분싸하길래 집에 못 가는 줄 알았다.

 

해가 지면 대략 이런 모습이다. 참고로 경기 시작 후에는 사진이 얼마 없다. 물리적으로 두 손을 위로 빼내서 카메라를 안 흔들리게 찍기가 상당히 어려웠기 때문..

 

밤의 분위기는 이렇다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주, 몬테비데오, 에스타디오 그란 파르케 센트랄 (경기장)

Estadio Gran Parque Central, Montevideo, Montevideo, Uruguay

2018-02

 

코파 리베르타도레스(Copa Libertadores; 주: 남아메리카 대륙 최고의 클럽대항전 - 챔스 격 위상) 직관

나시오날(Nacional) 1-0 반피엘드(Banfield)

@Estadio Gran Parque Central (Central Park Stadium, in English)

나시오날은 우루과이 명문팀, 반피엘드는 아르헨티나 중상위권 팀이다.

 

<예전에 페이스북에 쓴 글 긁어옴>

2011년의 나는 K리그에 온통 빠져있었다. FC서울 서포터로서 주말마다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일상이 삶의 낙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었다. 
당시 내 관심사는 공부나 이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FC서울 경기에 다 따라갈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죽여주게 멋진 응원을 할 수 있을 것인지였다.
그때 처음 유튜브로 남미 축구 클럽 서포터들의 응원 영상을 접했다.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의 서포터즈, 인챠다스(Hinchadas)의 화려한 응원 영상이었다. 형형색색의 깃발, 천들과 함께 전 관중이 일어나서 응원을 펼치던 모습을 보며 경악에 가까운 놀라운 감정을 느꼈다. 다른 남미 구단 응원 영상도 찾아보며 그들의 강렬한 문화를 느꼈다. 남미의 불타는 축구장은 당시 응원에 미쳤던 내게 너무나 이상적인 장소였다.
그러고는 언젠가 남미로 꼭 가서 저걸 꼭 두 눈으로 봐야지 하는 꿈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2012년 고2가 될 때 학교 내신 제2외국어 과목으로 마이너했던 스페인어를 골라 책을 외울정도로 공부했고, 2014-1학기에도 스페인어 교양수업을 들어 열심히 했다. 언제나 내 마음 속에는 남미 축구여행이 꿈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사이에 FC서울과 K리그를 향한 내 열정은 상당히 사그라들었다. 2012~13년동안 공부한다고 경기장에 안 가는 바람에 열정의 단절이 생겨버렸다. 지금은 예전처럼 경기장에 매주 가지는 않으며, 가더라도 응원석에서 경기를 보지는 않는다. 예전의 내 마음이 불꽃이었다면 지금은 향불 정도 되는 듯하다.
그렇지만 예전에 품었던 그 꿈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살아있었다. 그래서 남미 여행을 결정했다. 그렇기에 내 여행 계획의 중심은 사실 마추픽추도, 유유니도 아닌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의 홈경기였다.
이 경기는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는 아니지만, 우루과이 최고 명문 나시오날의 홈경기다. 일정이 맞아 운좋게 볼 수 있었다. 남미 경기장의 열정적인 축구팬들을 뜻하는 `인챠다스`라는 단어가 이 팀의 팬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단다. 한번 보시길..
--------------
+ 그래서 보카 주니어스 홈경기는 이번주 일요일에 간다. 표값이 무려 16만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 잠시 고민했지만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 보카 주니어스는 특히 홈경기가 아주 아주 위험하다고 한다. 악명 높은 훌리건들이 실제로 인명피해를 낸 적이 있다고... 그래서 서로 얼굴도 본 적 없지만, 보카 경기를 정말 보고 싶어하는 한국인 3명을 찾아 단톡방을 만들어 돈을 모아 함께 연석을 결제했다. 나야 이게 여행의 제1 이유였으니 그렇다지만 솔직히 다른 분들은 대체 왜 16만원씩이나 주고 이 위험한 걸 보겠다는지 아직은 이해할 수 없다ㅋㅋ

<긁어오기 끝>

나시오날은 Club Nacional de Futbol의 약칭이다.

경기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나시오날의 인챠다스들

홈팀 나시오날의 팬들. 90분간 응원가가 멈추지 않았다. 앞에 천막 쳐놓은걸 보면 이들에게 경기 보는 게 먼저인지 응원이 먼저인지 헷갈려진다. 색상 조합이 수원 삼성 팬들과 비슷하다.
스탠드를 가득 채운 나시오날 홈 팬들

 

아르헨티나에서 물 건너온 원정팀 반필드의 팬들. 얘네 응원도 장난 아니었는데 쪽수에 밀려 잘 들리지 않았다.. 아쉽

 

선수 입장 분위기

경기 시작!

 

축구팬끼리는 친해지기가 참 쉽다. 나 FC서울이라는 팀 팬인데 오늘 나시오날 응원하러 왔다, 같이 응원하자 하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 참고로 전반전 0-0일때 서둘러 찍었다. 언제 실점해서 분위기 험악해질 지 몰랐기 때문...

 

경기 끝나고 심판들이 무장경찰 호위를 받아 라커룸으로 들어간다. 솔직히 딱히 판정에 크게 이상한 건 없어 보였는데.. 게다가 얘네 홈팀애들이 경기 이겼는데? 왜지? 그냥 일상인가..
FC서울 만세!

 

나시오날 응원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E석 관중들도 응원에 동참한다.
막판 나시오날이 우세해지자 코너 플래그에서 시간을 끈다. 경기장의 분위기는 과열된다.

<이어지는 글>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 - #1. 우여곡절 많았던 보카 주니어스(Boca Juniors) 홈경기 직관기

 

스위스, 베른 주, 벵엔
Wengen, Bern, Switzerland/Schweiz
2020-01

 

인터라켄(Interlaken) 윗마을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에서 간단히 산악열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실제로 라우터브루넨에서 벵엔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로 가까우나 지형상의 이유로 기차를 타야 한다.

시간이 남아서, 가기 쉬워서 갔다.

기차에 스키 거치대가 있는 곳. 산악철도(협궤)라서 열차 폭이 좁은 게 보인다.
기차는 이렇게 생겼다
벵엔 역 도착
벵엔 역 전경
Mi amigo

 

+ Recent posts